오랜만이야, 내 이글루. Diary/Monologue




몇년만에 찾아온 이곳.

아직 남아있었구나.

너무 오랜만에 발견한 내 흔적에 스스로 놀란다. 내가 이런 사람이었던가. 전혀 모르는 사람의 글을 읽듯 포스팅을 훑어보다가, 때때로 아련한 기억에 가슴이 아리기도 하고, 때로는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사실 이 때의 내가 진짜 나였는지, 지금의 내가 진짜 나인지 구별이 가지 않는다. 나는 언제나 내가 누구인지 제대로 알지 못했고 그래서 늘 그닥 진솔하지 못했으니까.(황폐해진 이후에야 이렇게나 솔직해질 수 있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함께 했던 좋은 사람들도 모두 '어른'이 되어버렸겠지. 언젠가 길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치더라도, 아마 우린 서로를 알아볼 수 없을 것이다. ...내가 그들을 추억한다는 것 또한 알 수 없을테지.

하지만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나는 가끔 슈아의 세계가 그립다.
그녀가 좋아했던 사람들과, 그녀의 환상이 존재하는 그 곳이.


...언제부터 그녀는 길을 잃었을까.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 Diary/Monologue





토요일에 원장님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원장님께서 불쑥 말씀하셨습니다.

"자기는 노무현 대통령 좋아했잖아. 그래서 더 충격이 크겠네."

그 말씀을 듣고 '내가 노 전 대통령을 좋아했던가?' 하는 생각이 들어 곰곰이 생각을 해봤습니다. 딱히 노사모도 아니었고, 무엇보다 정치 문제 자체를 그다지 입 밖으로 내는 스타일이 아니며, 스스로 늘 중립의 입장이라 여겨왔기 때문에 저 말씀이 왠지 더 충격적으로 다가오더군요. 

되짚어보면 노 전 대통령의 임기 기간 동안 주변 사람들이 그 분이 가볍다거나 언행이 경망스럽다, 혹은 잘못된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면, 저도 모르게 옹호하는 발언을 해왔던 것 같습니다.

역대 어느 대통령들보다도 국민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여기셨던 부분, 정부의 권위주의를 타파하려 애쓰셨던 부분, 그리고 많은 자료들이 보여 주듯 경제 면에서도 착실히 내실을 쌓으려 노력했다는 것 쯤은 이제 웬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람의 '사람됨'은 그 풍기는 이미지에서 분명히 드러난다고 생각하는 저로서는, 머리로는 인정하지 않아도 가슴으로 이미 그 분을 지지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처음 그 분의 자실 소식을 접했을 때, 매체에서 보도했던 수많은 연예인들의 자살 때와는 달리 가슴 한 구석이 뭉텅이째 사라져 버린 듯한 허탈감과 서글픔을 느꼈을지도 모릅니다. 

한때 자신을 대통령 직위에서 끌어내리려 안간힘을 썼던 사람들이 있었을 때도 꿋꿋하셨고, 사소한 사건들이 있을 때마다 '노무현이 정치를 잘못해서 그렇다'는 식의 비난이 빗발쳤을 때도 초연하게 국민과의 대화를 시도하셨던 그 분께서,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결정을 해야 할 정도였다면, 도대체 얼마나 헤아릴 수 없이 깊은 절망과 슬픔에 사로잡혀 계셨던 것인지 저로서는 짐작조차 할 수가 없습니다. 

...진짜 악인들은 떳떳하게 가슴 펴고 잘 살고 있는데 말입니다.



적어도 그 분이 살아계실 때, 저는 한 사람의 존경받고 사랑받는 국민이라는 느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 대한민국에는 더 이상 국민이 존재하지 않고, 다만 '어떤 이유에서건 결코 모여선 안되는 떼거리'들만이 남아 있네요. 지금 당장은 다른 것 보다도, 적어도 그 분의 죽음을 애도할 자유 정도는 남아 있었으면 하는 절박한 바람이 있습니다.

두 아이의 아버지이자 한 아내의 남편이고, 손주들을 이뻐하는 할아버지이자 꽤 능숙해 보이는 농사꾼이셨지만, 결국 '비운의 대통령'으로 생을 마감하신 그 분의 죽음이 부디 헛되지 않기를 바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이야말로 국민을 진정으로 사랑했고 또한 진정으로 사랑받은 유일한 대통령이었음을, 훗날의 역사가 증명해 주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__)










   

<보라카이 여행기-4> Diary/Monologue





다시 숙소로 돌아와서 세일링 보트를 타러 갔습니다. 이건 정말로 보라카이에서 꼭 해봐야 합니다. 늦은 오후에 타면 해가 지는 모습을 바다 위에서 볼 수 있어요. 다만, 원래 한 시간 짜린데 한국인들은 30분만 태워주기 때문에 주의하셔야 합니다. 타기 전에 한 시간 태워줄건지 물어보시는 게 좋을 듯 하네요.;;

보라카이에서의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해가 지고 있네요.

이 날 저녁은 '까스토프'라는 식당에서 먹은 립 바베큐와 샐러드였습니다.

'올레'라는 식당에서 먹은 아침입니다. 스파게티 진짜 맛있었어요. 이것도 양이 많았는데 하나도 안 남기고 다 먹었습니다.^^;

비행기 시간에 맞춰 떠나야 하기 때문에 좀 서둘렀습니다. 못 먹어 본 게 너무 많아서 좀 아쉬었네요. 이 날 진짜 떠나기 싫더라구요. 보라카이는 한 달 정도 있으면 딱 적당한 곳 같습니다. 이 구석 저 구석 다 돌아보고 다이빙 자격증 하나 따고, 밤마다 다른 바(Bar) 돌아다니면서 낯선 외국인들과 어울려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전 하루밖에 못해봤어요.ㅡ.ㅜ)



택시 타러 나가는 길목입니다. 올때도 봤던 곳인데, 갈 때는 뭔가 감회가 새롭더군요. 필리핀 현지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시장이지만 낮에 한번 둘러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선착장입니다. 여기서 배를 타고 공항으로 가서, 다시 경비행기를 타야 합니다.

전 여러모로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우기가 시작되는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나흘 내내 날씨가 환상적이었거든요. 비행기 밑으로 무지개가 보였습니다. 기체 창이 더러워서 썩 이쁘게 찍히진 않았네요.;;


이 곳은 마닐라에 있는 몰 오브 아시아입니다. 백화점인데 규모가 엄청나요.

패키지 관광으로 가면 이 곳엔 절대 데려가지 않는답니다. 여기서 파는 똑같은 물건들을, 한국인들 끼고 하는 쇼핑센터에선 심하게는 열 배까지 올려 받는다더군요. 제가 봤을 땐 패키지 관광으로 가시는 분들은 여기 안 가시는 게 좋을 듯 합니다. 일단 사람이 너무 많구요,(안에 들어가면 길 찾기도 힘듭니다.-_-;)경로로 봤을 때 차비 따지고, 택시 기다리는 시간 따지고 그러면 어차피 가격대 비슷해 질 듯 싶거든요.; 그리고 참, 스킨푸드가 여기 입점해 있던데 수입품이라 그런지 상당히 비쌉니다.

새벽 비행기였기 때문에 친구가 있는 오피스텔에서 사진 보고 수다 떨고 한참 놀았습니다. 저녁은 친구 애인께서 안내하신 식당에서 샤브샤브 먹었구요. 친구 집은 원룸 수준의 작은 오피스텔이었는데 한달 월세가 40만원 가량 된다더군요. 어딜가나 대도시 물가는 비싼 모양입니다. 이 날은 마닐라 관광을 못해서 좀 아쉬웠네요.


이제 제 여행 일정을 간략히 정리해보겠습니다.


1일째 새벽 마닐라에 도착. 현재 필리핀에서 가이드를 하고 있는 친구를 만나 마닐라 호텔에서 1박 했습니다.


2일째 경비행기와 배를 이용해 보라카이에 도착, 다이버들 숙소인 씨월드(SEA WORLD)에서 여장을 풀었습니다. 이 날은 대충 보라카이 주변을 돌아보고 쇼핑을 하고 해변가 레스토랑에서 보라카이에서의 첫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3일째 드디어 다이빙에 도전. 초보자치곤 꽤 깊이 들어간 편입니다. 강사 오빠가 시범 보여준대놓고 바로 바다 속으로 던져 버리더군요.-_-; 전 사실 수영을 전혀 못하는데 바다 속에선 그렇게 편안할 수가 없었습니다. 다이버들이 그렇게 중독되는 이유를 알겠더군요.

이 날 밤에는 보라카이 해변가의 바에서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과 함께 술 마시고 춤추고 신나게 놀고 난 뒤, 숙소에서 한번 토하고 미친듯이 잤습니다.-_-;;


4일째 신혼부부들의 호핑 투어에 살포시 껴서 몇 시간을 배 위에서 물고기 잡고 스노클링하고 버그카(BUG CAR)로 드라이브하고 저녁에는 세일링 보트 위에서 보라카이에서의 마지막 노을을 즐겼습니다.


5일째 마닐라로 돌아와 아시아에서 가장 크다는 백화점, 몰 오브 아시아(MALL OF ASIA)에서 쇼핑을 했습니다. 이 날밤엔 게이 바에서 좋은 구경을 좀 해보려 했으나, 피곤하기도 하고 친구랑 또 수다 떤다고 결국 패스.;;



사소한 일정은 생략했습니다. 멋진 다이버들과의 즐거운 술자리라던가, 운전을 못하는 친구랑 제가 버그 카 몰다가 차 뒤집을뻔 했던 일이라던가, 수영도 할 줄 모르는 게 혼자 신나서 스노클링하다 결국 배에서 멀어져 구조받은 일이라던가, 뭐 기타 등등의 사건들은 생각날때마다 곱씹으며 추억할 수 있겠죠.^^*




보라카이는 사랑하는 사람과 꼭 한 번 가봐야 하는 곳이라고들 합니다만, 저는 마음맞는 동성 친구들끼리 가면 더 신나게 놀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4월 29일에는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로 갑니다. 현지에서 일하시는 분 말씀으론 말레이시아는 랑카위가 최고랬는데, 코타 먼저 가보고 담번에 랑카위를 방문해보렵니다. 물론 자유여행이구요, 보라카이처럼 리조트에 들어가는 비용을 많이 줄였습니다.  
코타는 또 어떤 모습일지 심히 기대되네요.^-^



* 천국과 맞닿아 있는 섬, 보라카이를 완벽하게 안내해준 친구 패트리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인사 전합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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